고대의 가계론

2020. 7. 4. 15:13카테고리 없음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가정학'의 개념은 고대 그리스어의 'Oikonomikos'에 그 어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집의 관리, 가정경제 혹은 가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가정경영의 기초를 이룬다.

 

'Oikos(집)이라는 용어는 크세노폰이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크세노폰은 비록 재산이 적을지라도 그것을 잘 운용하는 사람은 부유하며, 반대로 재산이 많을지라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난하다고 하면서, 재산을 다룰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재산이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 시기에 가장은 가장의 질서를 세우고 가정경제를 계획. 감독 및 관리하며, 노예를 교육하고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임무였다. 따라서 부유함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으며,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가 추구되었다. 크세노폰은 이와 같이 집의 운영을 가장의 임무로 보았으며, 가정의 경제활동을 전체 가정생활의 하위체계로 보았다.

 

소크라테스 역시 가정의 중심을 가장의 역할에 두고 가장의 지식과 선한 의지가 가계를 통솔하는 데 기본이 된다고 보았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끊임없는 영리추구의 행동을 인간의 타락으로 보았다. 그는 생계를 위해서 영리기술이 요구되지만 지나친 영리행위는 행동의 의미나 본질보다 소유나 신체적 편안함을 추구하게 하므로, 영리기술의 사용에 절제와 관용의 원리가필요하다고 하였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는 영리론과 가계론을 구분하고 영리론이 가계론의 한 부분이라고 보았다.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경제행위의 기초를 가정에 두었으며 이때 가정은 사회의 기능이 분화되기 이전의 통합적 단위로서 '근원적 가정'을 의미한다. 근원적 가정은 경제구조의 발전에 따라 구성원의 욕구 충족을 위한 혈연중심의 가정과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분화되었으며, 특히 산업자본주의 대량생산체계의 발전에 따라 소비를 통한 육구충족의 장소인 가정과 이윤극대화의 장소인 기업으로 구분되어 왔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고대의 사상가들이 사용했던 가정의 개념은 개별경제로서의 가정보다 국가경제로서의 가정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현대의 가정보다 확대된 개념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들은 가정의 경제행위에서 근면함이나 선한 의지, 절제 등 도덕적 덕목을 강조하였음을 알 수 있다.